시소로그

그렇고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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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잠이 오지 않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고등학교 동창의 미니홈피에 들어가게 되었다. 고2 때 같은 반이었던 그 아이의 사진첩에는 내가 갈망하던 나라의 폴더가 몇개씩이나 있었다. 내 몸의 열기를 주체못해 무더운 여름을 끔찍히 싫어하는 내가 어째서 뜨겁고 메마른 그 곳들을 꿈꾸었던 걸까? 남이 가진 -내가 가지지 못한- 어떤 것에 대해서 부러워한다거나 시기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 생각해왔는데 그 아이의 사진첩들을 보는 순간 질투하고 마는 나를 보았다. 너는 대체 무엇을 그리 타고났길래 라는 치졸한 생각을 하고만 것이다. 이런 부질없는 생각이 또 있을까. 오래 전부터 '세계를 무대로' 사는 사람이 되고싶었는데 그걸 위해 난 뭘 했을까. 어떤 목표를 세우고 있었을까. 그저 막연히 외국이라는 것에 대한 동경을 한 것은 아닐까. 난 뭘 하고싶은 걸까. 난 무얼 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본, 어쩌면 나를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동창생의 사진에서 내게서 찾지 못한 '열정'을 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마음 한 구석이 시리는 것이 나는 여태 뭘 하고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나는 정말 꿈꾸고 있는 것일까? 내가 그토록 되지 않겠다 다짐했던 꿈이란 것을 잊은 채 살아내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그런 의무감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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