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로그

어쩐지 억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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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이가 가고, 새 가족이 된 희곰이가 있어요. 요즘 일이 바빠져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희곰이는 어리광이 늘었어요. 외로운 건 아닌가 싶어서 둘째(정확히 말하면 셋째에요 수박이가 첫째, 희곰이가 둘째!)를 들이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카페에서 본 업둥이들이 정말 넘 예쁜 거에요. 자꾸 눈앞에 아른아른~
둘째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가득 하면서도 봉천동이들(고녀석들을 봉천동에서 발견, 구조했다고 해서 봉천동이들입니다~)의 미모에 홀딱 반해 둘째를 들이면 이름은 뭘로하지? 하는 김칫국을 마시고 있었어요.

그런데! 옆집 할아버지가 개를 키우시는데 말예요. 얼마 전부터 복도에서 냄새가 나는 거예요.
전 날씨도 꿉꿉하고... 우리 희곰이 화장실이랑 전부 방에 있어서 복도와 맞닿은 방이라 모래 냄새인가 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께서 희곰이 키우는 거 때문에 냄새나는 거 아니냐는 듯한 내색을 하시길래 방에 들어와봤으나 냄새는 커녕 향기만 납니다-_-

희곰이도 처음 집에 왔을때는 몸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으면 약간 꼬리한 향이 나기는 했어요.
그치만 요즘은 모기 물리지 말라고 뿌려주는 천연향 냄새만 어렴풋이 나요...
희곰이 온 이후로 청소도 더 열심히 하고 행여나 냄새난다는 소리 들을까봐 수박이 때보다 방향제 탈취제도 사서 더 두고 엄청 신경썼거든요. 수박인 워낙에 깔끔해서 맛동산도 잘 덮고 했지만 희곰이는 늘 벽만 박박 긁고 나와서요. 그래서 더 신경썼어요.

근데 방에는 한번 들어와보지도 않으시면서 억울하게 옆집 멍멍이들의 냄새를 희곰이가 뒤집어쓰고...
둘째의 꿈은 내년으로 미룬채 ;ㅅ;......희곰이 사수하기에 나섰습니다.

옆집 할아버지가 원래 놀러도 자주 다니시고 굉장히 노년을 즐기시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셨는데 요즘은 어쩐일인지 바깥에도 잘 안다니시고.. 작년엔 멍멍이들 냄새도 많이 모르겠던데 올해는 유독 그러네요.

봉천동이들이 눈에 아른거리는 것은 나와 인연이 아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꾹꾹 참을 수 있어요.
나 아니어도 훨씬 좋은 분 만날 수 있다고 참을 수 있는데 -
희곰이가 누명쓰는 것 같아서 속상해요. 방에만 두지 말고 확 거실로 풀어버릴까봐요-ㅅ-
(그렇지만 부작용이 있을까봐 말만하지 실천은 못하는 )

희곰이를 함께 사는 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인정해주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꿈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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