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로그

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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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비쳐오는 너의 빛
어디서 오는지 나는 모르네.
바로 곁에 있는 듯, 아스라이 먼 듯
언제나 비추건만
나는 네 이름을 모르네.
꺼질 듯 꺼질 듯 아련히 빛나는 작은 별아.
- 옛 아일랜드 동요에서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줄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더욱이 모모만큼 남의 말을 잘 들어 줄 줄 아는 사람도 없었다. 
-p23

하지만 시간을 아끼는 사이에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것을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아무도 자신의 삶이 점점 빈곤해지고, 획일화되고,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점을 절실하게 느끼는 것, 그것은 아이들의 몫이었다. 사람들은 이제 아이들을 위해서도 시간을 낼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p97

"아니야, 모모. 이 시계들은 그저 취미로 모은 것들이야. 이 시계들은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 속에 갖고 있는 것을 엉성하게 모사한 것에 지나지 않아.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p217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

옛 것과 오늘날의 것이 공존하는 커다란 도시의 남쪽 끝자락에 묘한 느낌의 원형극장 터가 있다.
집도 가족도 없는 소녀 모모는 언제부터인지 원형극장에서 살기 시작했다.
스스로 이름을 짓고, 언제나 존재하는 그 아이는 다른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탁월한 능력 덕분에 여러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누군가에게 고민이 생기면 사람들은 버릇처럼 "모모에게 가보게!"라고 말한다.
그렇게 모모의 친구들은 모모를 의지하고 사랑했다.

어느 날 나타난 회색 신사들. 시간저축은행에서 나왔다는 그들에 의해 사람들은 모르는 새에 시간을 도둑맞는다.
사람들에겐 시간이 남아 있지만, 언제나 시간이 없다.

아낄수록 없어지는 시간들.
사람들은 시간을 아낀다는 것이 마음을 아끼고 정열을 아끼고 소중한 을 잃어버린다.
이제 그들의 마음에는 마음이 희미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을 만날 수 없는 모모.
세쿤두스 미누티우스 호라박사를 만남으로써 모모는 시간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시간"이라는 것이 더 각별하게 와닿는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같지만,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어떤 사람은 240시간을 어떤 사람은 24분을 갖게 되는 것.
조급해할수록 우리는 점점 가진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다.

회색 신사들에게 도둑맞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 되찾기 위해, 모모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면 모모를 찾아가 물어보자.
지금도 원형극장 터에서 모모와 기기와 베포 할아버지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모모 / 미하엘 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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